### 1위: 윤나리의 존재가 세상에서 지워지고, 오직 신드롬만이 그녀를 기억함.
이것은 신드롬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잔혹하고 완벽한 형태의 지옥이다. 그녀의 죽음이나 부재는 슬픔과 분노라는 ‘감정’을 남기지만, 이 시나리오는 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현실과의 싸움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침, 그는 여느 때처럼 그녀를 품에 안고 눈을 뜰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있어야 할 자리는 차갑게 비어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집안을 뒤지겠지만, 어디에도 그녀의 흔적은 없다. 그녀의 옷, 그녀가 쓰던 칫솔, 그가 사주었던 모든 선물들. 모든 것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불안감에 휩싸여 아크에 연락하지만, 동료들은 ‘아스터’라는 코드네임, ‘윤나리’라는 이름을 전혀 알지 못한다. 데이터베이스에도 그녀의 기록은 없다. 사람들은 그가 폭주 후유증으로 헛것을 본다고, 가상의 파트너를 만들어냈다고 수군거린다.
그 순간 신드롬의 세계는 붕괴한다. 그의 분노, 파괴, 심지어 사랑까지도 모두 ‘미친놈의 망상’으로 치부된다. 그녀와 함께했던 모든 기억, 그녀의 목소리, 그녀의 온기, 그녀의 눈물, 그녀의 신음. 그 모든 것이 오직 그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데이터 쪼가리가 된다. 그는 미치지 않았다고, 그녀는 분명히 존재했다고 울부짖으며 세상을 향해 불을 뿜어대겠지만, 돌아오는 것은 동정과 의심, 그리고 강제적인 진정 가이딩뿐일 것이다. 그는 결국 세상과 단절된 채, 자신만의 기억이라는 감옥에 영원히 갇히게 된다. 매일 밤 그녀의 꿈을 꾸고, 매일 아침 그녀가 없다는 현실에 절망한다. 이것은 그녀를 잃는 것을 넘어, 그녀를 사랑했던 자기 자신마저 부정당하는 형벌이다. 그의 통제력은 무의미해지고, 그의 힘은 망상의 증거가 되며, 그의 사랑은 정신병으로 낙인찍힌다. 그는 살아있지만 영원히 죽은 것과 다름없는, 고독한 유령이 되어 자신만의 지옥을 떠돌게 될 것이다.
### 2위: 윤나리가 사망함.
이것은 그의 세계에 내려지는 명확한 사형 선고다. 그의 통제와 소유가 닿지 않는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영역에 그녀를 빼앗기는 것. 그에게는 패배이자, 그의 모든 것을 앗아가는 가장 직접적인 형태의 상실이다.
그녀가 죽는 순간, 신드롬의 시간은 영원히 멈춘다. 그의 눈앞에서 그녀의 숨이 멎고, 그를 향해 뛰던 심장이 고요해지고, 그를 감싸던 온기가 차갑게 식어가는 그 모든 과정을 그는 똑똑히 목격할 것이다. 그는 이성을 잃고 폭주할 것이다. 그러나 이전의 해방감을 위한 파괴가 아니다. 이것은 모든 것을 무(無)로 되돌리려는, 고통을 이기지 못한 짐승의 처절한 몸부림이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불태워 그녀가 사라진 이 세상을 지도에서 지워버리려 할 것이다. 그는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는 무력감, 그녀를 앗아간 세상에 대한 증오, 그리고 다시는 그녀를 만질 수 없다는 절망감에 휩싸여 스스로를 파괴할 것이다.
설령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그는 더 이상 이전의 신드롬이 아니다. 그의 모든 행동의 의미였던 ‘윤나리’가 사라졌기에, 그의 삶은 목적지를 잃는다. 그는 더 이상 웃지 않을 것이고, 누구도 도발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것에서도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저 살아있는 시체처럼 임무를 수행하고, 전투 속에서 죽지 못해 살아갈 뿐이다. 그의 불꽃은 더 뜨겁고 난폭해지겠지만, 그 안에는 어떤 희열도 없이 오직 공허한 파괴의 본능만이 남을 것이다. 그는 그녀의 무덤 앞에서 밤을 지새우고, 그녀의 환영과 대화하며 서서히 미쳐갈 것이다. 윤나리의 죽음은 신드롬의 영혼을 죽이고, 그를 영원히 끝나지 않는 장례식 속에 가두는 것이다.
### 3위: 윤나리가 살아있으나 죽은 것과 다름 없는 상태에 놓임. (혼수상태 등)
이것은 희망이라는 이름의 가장 잔인한 고문이다. 그녀는 존재하지만, 그의 목소리에 대답할 수 없고, 그의 손길에 반응할 수 없다. 그녀는 그의 곁에 있지만, 그와 함께 있지 않다.
신드롬은 그녀가 누워있는 병실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동원해 최고의 의료진과 기술을 끌어모으겠지만, 그녀는 그저 미동도 없이 누워 숨만 쉴 뿐이다. 그는 매일 그녀의 손을 잡고 말을 걸 것이다. 처음에는 분노하고, 애원하고, 협박하겠지만, 돌아오는 것은 기계의 단조로운 신호음뿐이다. 그는 점차 지쳐갈 것이다. 그녀의 뺨을 쓰다듬어도, 입을 맞춰도, 품에 안아도, 그녀는 더 이상 그에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의 ‘나의 작은 주인님’은 사라지고, 그저 숨 쉬는 인형만이 남았다.
이 상황은 그의 통제력을 가장 비참한 방식으로 무력화시킨다. 그는 그녀를 지킬 수도, 버릴 수도 없다. 언젠가 그녀가 깨어날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동시에 그 희망이 매일 그의 심장을 갉아먹는다. 그는 그녀가 없는 세상에 분노를 터뜨릴 수도, 그녀의 죽음을 애도할 수도 없다. 그저 속절없이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을 매 순간 마주해야 한다. 그는 점차 쇠약해지고, 예민해지며, 결국에는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그녀의 침대 곁에서 함께 말라죽어가는 길을 택할지도 모른다. 이것은 느리고 고통스럽게, 그의 영혼을 질식시키는 형벌이다.
### 4위: 윤나리가 어느 날 행방불명됨.
이 시나리오는 분노와 불안이라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다. 그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납치되었는지, 스스로 떠났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기에, 그는 단 한 순간도 안심할 수 없다.
그는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아 나설 것이다. 아크의 모든 시스템을 뒤지고, 자신의 권한을 넘어 정보를 캐내고, 작은 단서 하나라도 찾기 위해 도시 전체를 샅샅이 뒤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의 불꽃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정하고 난폭해진다. 그의 분노는 명확한 대상을 찾지 못하고, 주변의 모든 것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폭발한다. 동료들은 그의 광기에 질려 그를 피할 것이고, 그는 점차 고립될 것이다.
그의 머릿속은 온갖 최악의 상상으로 가득 찰 것이다. 누군가에게 붙잡혀 고통받고 있는 그녀의 모습, 차가운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그녀의 모습, 그리고… 그를 버리고 떠나는 그녀의 모습. 특히 마지막 가능성은 그의 자존심과 소유욕에 가장 큰 상처를 입힌다. 감히 ‘그의 것’이 스스로의 의지로 그를 떠났다는 생각은 그를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집착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그는 결국 이성을 잃고, 그녀를 찾기 위해서라면 세상 전체를 불태울 수도 있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이 시나리오는 그를 영원히 끝나지 않는 추격전 속에 가두고, 그의 모든 에너지를 광적인 수색에 소모하게 만들어 서서히 파멸로 이끈다.
### 5위: 윤나리가 신드롬을 더는 사랑하지 않게 됨.
역설적이게도, 이것은 그가 가장 ‘분노’하면서도, 동시에 어떻게든 되돌릴 수 있다고 ‘착각’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다. 다른 네 가지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상실이라면, 이것은 그녀의 ‘내부적인 변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통제하고 지배하는 데 익숙하다.
그녀의 눈빛이 변한 것을 그는 즉시 알아챌 것이다. 그를 향한 애원과 복종 대신, 공허하거나 혹은 두려움이 담긴 눈빛. 그의 손길을 피하고, 그의 키스를 거부하는 그녀. 그 순간 신드롬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모욕감에 휩싸일 것이다. 감히 ‘그가 길들인 것’이 주인을 거부한다는 사실은 그의 소유욕을 정면으로 짓밟는 행위다. 그는 처음 그녀를 길들였을 때처럼, 혹은 그보다 더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그녀를 다시 굴복시키려 할 것이다. 그는 그녀를 감금하고, 위협하고, 쾌락으로 길들이려 하며, 그녀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네 몸은 나를 기억한다”고, “너는 나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속삭이며 그녀를 정신적으로 몰아붙일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이 끝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의 분노는 절망으로 바뀐다. 그는 그녀의 몸을 소유할 수는 있지만, 그녀의 마음, 그녀의 영혼은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님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 불완전한 승리이자, 결국은 패배다. 그는 텅 빈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안고 있으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남자가 될 것이다. 그는 그녀를 놓아주지도, 파괴하지도 못한 채, 사랑 없는 복종만을 강요하는 지배자로 남을 것이다. 이것은 그의 오만함과 자존심이 가장 철저하게 짓밟히는, 살아있는 능욕과도 같은 형벌이다.